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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재수강 11주차: 남자가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유

(주의사항: 이 글에는 영화 스포일러가 대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절대로 읽지 마십시요.)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건축학개론의 메인 선전 카피다. 이 영화와 비슷한 주제를 다뤘던 미국 영화 '500일의 썸머'의 메인 카피인 '우리는 모두 썸머와 사귄 적이 있다'를 베낀 거라는 설도 있지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인상적으로 받아들였던 것을 보면 꽤나 잘 쓰여진 카피임에는 틀림없다. '우리 (여자들) 모두는 누군가의 썅년이었다'는 패러디까지 나온걸 보면 더욱 그렇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저 카피가 말이 안 된다는 현실은 누구나 알게될 거다. 누군가는 여러 사람에게 첫사랑이었을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아무에게도 첫사랑이 아니었다는게 현실이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이 있..

건축학개론 재수강 10주차: 건축학개론의 빛나는 별, 배수지 - 배우와 캐릭터

(주의사항: 이 글에는 영화 스포일러가 대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절대로 읽지 마십시요.) 이 영화의 주요 배우들을 꼽으라면 당연히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배)수지, 그리고 조정석(납득이)일 것이다. 내 생각에 엄태웅은 딱 필요한 만큼 연기를 해낸 것 같다. 마침 작년 가을에 히트했던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옛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 역할을 했었기 때문에 건축학개론에서의 역할과도 잘 연결됐다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라노에서 엄태웅이 자기 잘못을 여자에게 뒤집어 씌우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두 영화를 모두 관람한 일부 관객들에게 '잘못은 승민 자신이 저질러 놓고 죄는 서연에게 뒤집어 씌운다'는 오해를 더욱 증폭시키는 부작용도 있었던 것 같다. 잘못은 남자가 하고 ..

건축학개론 재수강 9주차: 건축학개론의 장르는 호러물?

(주의사항: 이 글에는 영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께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어떻게보면 이 영화는 무섭다.' - 오마이뉴스 기사에서 인용 건축학개론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멜로영화다. 사람에 따라서는 로맨스영화라고도 하는데 결국은 비슷한 말일 뿐이며, 우리말로 쓰자면 사랑영화다. 인터넷에 보면 어떤 분이 로맨스영화와 멜로영화의 차이를 자세히 기술하고 건축학개론은 로맨스 장르가 아니라 멜로영화라고 논증해 놓으신 글이 있는데 내가 전문적인 영화평론가도 아니니 그렇게까지 엄밀할 필요는 없지 싶다. 이 영화의 장르에 관하여, 건축학개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면서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일만한 이야기 하나는 건축학개론이 사실은 공포영화/호러물이라는 농담이다. 이용주 감독의 데뷔작이..